1.
웨딩촬영을 마치고, 마침 일도 그만두게 되어서
혼자서 삿포로 여행을 다녀오기로 했다.
제주항공을 들어갔는데 마침 비행기표가 싸길래 ㅋㅋㅋ 바로 예매 해 버리고 에어비엔비로 숙소까지 다 잡은 뒤 한 숨 돌리던 찰나에 엄마 생각이 문득..!
엄마 대신 아빠한테 허락 받아주고 ㅋㅋ
아무래도 에어비앤비 숙소는 너무 좁고 혼자 대충 자려고 잡은데라서 다른데를 찾다 보니 트리바고에서 또 이게 무슨일인지 에어비앤비 숙소보다 만원 비싸게 토부 호텔 트윈룸 호텔이 있지않은가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빨리 예약했다..
시작부터 운과 타이밍의 여행이었음
룰루랄라 어디가지 뭐먹지 계획짜면서 보니까 무슨 삿포로는 맛집이 하나씩밖에 없는지.. 그럴리가 없는데...
네이버 뒤지다 이렇게까지 한숨만 나오기도 처음이었다. 대충 동선만 짜고 가는김에 눈구경 해야하니까 하루정도는 투어도 받기로 했다.
2.
저가항공의 특성 상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쳐도
탑승시간이 한시간정도 미뤄지고
삿포로 도착해서는 짐도 늦게 나오고
그래서 도착한 첫날 잡은 스케줄은 싹 다 어그러졌다.
삿포로 공항에서 3800엔 주고 2기가짜리 유심칩을 구매 할 수 있는 자판기가 있었다..
그것도 모르고 처음에 포켓와이파이 빌리는데서 한참동안 줄서있느라 또 시간 날림ㅋㅋㅋㅋ
공항버스가 예약한 숙소에서 더 가까운데로 내려주지만 버스고 뭐고 그냥 JR 타고 가자..
(신치토세 에서 공항버스로 스스키노 가면 1030엔인데 JR 타면 1070엔)
삿포로 역에 내려서 숙소로 걸어가는 길.
온통 눈이고 빙판이다.
인터넷에서 볼때는 제설이 잘 되어 있다고는 했지만 혹시나 했고 역시나였다.
늘 미끄러지고 넘어지는 나는 역시나 또 미끄러지고
다리 거의 머리위로 찢었는데 ㅋㅋㅋㅋㅋ 끌고 가던 캐리어가 무거워서 못넘어지고 살았음.
제설은 잘 되어 있는데 빙판이라 미끄럽다.
아이젠 신고 갔어도 됐을뻔
테레비 타워 앞에는 연말이라 트리장식이 되어있음.
계획도시라고 하더니 첫날만 구글지도 열심히 보면서 다녔고 다음날부터는 대충 큰 스팟만 확인하고 다닐 수 있을 만큼 길찾기가 쉬웠다.
테레비타워 기준으로 보고 다니면 편함.
호텔에 짐만 던져놓고 후다닥 뛰어나온 엄마와 나..
12시 5분 비행기 타고 기내식 없이 왔는데
여섯시간이 넘도록 공복이었단 말임.. ㅠㅠ
하도 다루마 다루마 하길래 가봤는데
양고기 물론 맛있지만.. 한시간이 훌쩍 넘게 기다려야 할 것 같아서 뒤돌아서 나옴.
이렇게까지 해서 먹고싶단 생각이 들 만큼 홀리는 냄새도 아니어서 아직도 아쉬움이 없다.
엄마한테 일본 라멘이나 맛뵈드려야지
하고 들어간 미노야.
스스키노 한복판에 있음.
둘 다 미소라멘인데 진한 미소라멘이랑 하얀 미소라멘임ㅋㅋㅋㅋㅋㅋ 그리고 빠질 수 없는 나마..
분명히 한모금 마시고 찍은것 같은데 반이 줄어들어 있다.
야끼교자도 하나 시켜서 먹었는데 먹느라 못찍음.
근데 야끼교자 말고 밥시켜서 말아먹을걸 그랬다. 그런 국물맛이었다. 밥말아먹을껄..!!!!
무슨 여덟시 아홉시밖에 안됐는데 열한시 열두시쯤 된 어두움.. 그리고 빙판길ㅋㅋㅋ
밖에서 술 한잔 하고 호텔 들어가다가 넘어져서 다리나 뭐 아무튼 어디 하나 다칠것 같아서 편의점만 얌전히 털어 숙소로 돌아옴.
(그게 3일 밤 내내 일어난 일이다 편의점 테러)
뭘 하다가 빅스비 비전이었나 번역기 어플이었나 암튼 그런걸로 삿포로 클래식을 찍어봤는데 ㅋㅋ
CLASSIC 을 CL엉덩이IC 로 번역해줌ㅋㅋㅋㅋㅋ
이게 은근히 정확한것 같은 기분도 들고 ㅋㅋㅋㅋ
3.
느지막히 일어나 숙소에서 내다본 풍경.
다누키코지가 바로 보인다.
점심시간 보다 살짝 이르게 나와서 스프카레를 먹으러 갔다.
우리는 어차피 삿포로 역으로 가서 오타루에 갈 예정이었기 때문에 역 근처 에스타 10층 식당가에 있는 락쿄에 가기로 했다.
무엇보다 락쿄는 카드결제가 가능함..!
해외여행 다니면서, 특히 일본같은 경우는 카드가 안되는 곳이 정말 많기 때문에 이런 꿀같은곳은 저장해놔야 한다☆
사장님이시겠지, 사장님이 매우매우 친절하시다.
나는 추천받은 포크 스프카레로,
엄마는 베지. 둘다 매운맛은 4, 밥은 기본.
그냥 베지 먹을걸..
나라가 추워서 그런지 정말...정말 기름지다.
처음 몇스푼은 너무 맛있어서 냠냠 먹었는데
어느순간 버거워지기 시작함ㅋㅋㅋㅋ
다음에 또 가긴 할건데 다음엔 베지 먹어야짘ㅋㅋ
더 매콤하게 먹고.. 한 6이나 7정도...
JR타러 삿포로 역.
오타루 가는 철길 오른편에는 바다가 바로 맞닿아 있다.
맨 앞칸에 타서 앞도 보고 옆도 보면서 갔음.
미나미오타루 역에 내려서 슬슬 걸어가는 길.
저 멀리 보이는 녹색 지붕이 오르골당인가! 했는데 르타오였다 ㅋㅋㅋㅋ
사진은 안찍었지만 미나미 오타루 역에서 오르골당 가는 길 오른편에 아기 장난감 가게가 있어서 엄마랑 실컷 구경도 하고 나왔다.
(무슨 애들 장난감으로 12각 주사위를 파는가..)
오르골당 내부. 북적북적하다.
난 오르골당 가서 이런.. 우니 마그넷을 사버림..
오르골은 엄청 비싼것도 많지만
2천엔대도 많이 판다. 그리고 엄청 귀여움..!
빨간 우체통과 오르골당 앞에 있는 시계 오르골.
우리는 오세요고양이 (내맘대로 부름)
양손 다 들고 있는걸로 하나씩 사왔다.
오르골당 나와서 길을 건너오면
이런 아기자기한 골목이 나온다.
전부 상점임.
아빠가 어쩐일로 아이스크림을 꼭 먹으라고 하길래, 엄마랑 르타오에 들어가서 하나씩 사먹었다.
ㅋㅋ추천받을만 하네.. 비쌀만 하네.. 이러면서 먹었다.
정말 맛있었다.
그 길거리에 르타오가 몇개나 있었는데,
르타오 매장 하나하나마다 조금씩 판매하는게 다른것 같았다. 아이스크림이 다 팔린 매장도 있었음 ㅠㅠ
길을 따라 쭉 오타루 운하를 향해 가다 보면
스시거리가 있다.
미나미오타루-오르골당-르타오-스시거리-운하
이런 순서로 큰 길 하나만 쭉 따라 걸어가면 됨.
이번에는 좀 아쉽게 못먹었지만,
다음에 오면 꼭 들어가서 먹어봐야지 했던 가게.
스시집은 아니고 이런저런거 고르면 구워주는 곳인데 포장마차처럼 생겼다.
해산물은 사랑입니다♡
오타루 운하.
요새는 그냥 가게..같은걸로 쓰고 있는건지, 안에서 사람들이 왔다갔다 하긴 하던데.
또 깜깜해져서 빨리 삿포로로 돌아가야지 하고 빨리 떠남ㅋㅋㅋ
여행가서 이렇게 어둠이 무서운 적은 처음이었다.
운하 초입쪽에 음식점중 사와사키 수산.
역시 문열고 들어가자마자 다 한국사람뿐이었다.
엄마랑 돈부리 하나씩 그리고 또다시 나마 두개 ㅋㅋ 우니랑 이꾸라는 당연히 맛있었고,
새우랑 게 살은 평소에 내가 좋아하는게 아니었음에도 정말 맛있었다.
여기는 1인당 3천엔 이상씩 잡아야 하는 금액이긴 하지만 그만큼 배부르고 혀가 즐거움.
내릴때는 미나미오타루 역에서 내렸지만 갈때는 오타루 역에서 출발하려고 길을 들었다.
한 5시정도였는데 길가의 거의 모든 상점이 다 문을 닫고 있었고 ㅋㅋㅋ (문화충격)
여기저기 두리번대면서 걷다가 오타루역을 지나쳐버림.
오타루역은 무슨 버스터미널같은곳 뒷쪽에 자리잡고 있었다.
멀리 보지 못하는 나란 사람은 그저 버스터미널인줄 알고 지나쳐버렸지 뭐람.. 쓸쓸히 다시 돌아옴..
아까 오르골당에서 산 우니 마그넷!
오는길에 엄마랑 또 편의점에서 맥주 털어와서 마심 ㅋㅋ
4.
아침 7시에 부랴부랴 나와서 투어버스를 타고 비에이로 투어 출발!
셋째날은 눈구경 하는 날이었다.
비에이 가는길에도 눈이고, 눈이 계속 내렸는데 가이드분은 이정도면 이상하게 눈이 안오는거라고 하셨고,
사진은 가는 길 휴게소에 쌓여있던 눈.. (이상하게 적게 내린 눈)
휴게소에서 만쥬랑 콩과자 하나씩 집어와서 잘먹음 ㅋㅋㅋㅋ
홋카이도는 원래 일본땅이 아니었다는 충격적인 사실을 처음 알았다..!
여기도 원래 살던 원주민을 밀어버리고 빼앗은 땅이라고.
홋카이도 내의 지명은 원래 살던 아이누족이 쓰던 언어고, 발음만 따라서 한자로 붙인것들이라고 한다.
내친김에 아이누족을 검색해보면 확실히 일본인이 아님.
사스가 일본 침략과 약탈의 민족 ㅋㅋ
홋카이도에 내리는 눈은 잘 안뭉쳐진다고 하는 얘기를 들어서 뭉쳐봄.
뭉쳐지긴 하는데 좀 포슬포슬하다.
꽉꽉 뭉쳐져서 딱딱해지는 맛은 없었다.
비에이 맛집도 검색하면 쥰페이만 잔뜩 나오는뎈ㅋㅋㅋㅋ 심지어 투어버스도 쥰페이 앞에서 한번 세워줌.
도대체 이게 무슨일인가 싶었고.. 엄마랑 나는 다른곳으로 가보기로 했다.
뭐 맛이야 있겠지만, 추운 동네는 메밀이 유명하다고 해서 메밀소바 먹으러 감.
에비 온소바와 가츠동+소바 세트.. 그리고 나마 두잔ㅋㅋㅋㅋ 이쯤되면 거의 필수품 아닌가
여기서 먹은 가츠동에 꽂혀서 엄마가 가츠동 소스를 산다고 계속 같이 뒤지고 다녔는데 결국 찾지 못했다.
나중에 사서 보내드려야지..
온소바 맛있었다. 어딘들 맛이 없겠냐마는.
엄마가 나보다 점프를 잘함ㅋㅋㅋ
흰수염폭포.
다리 위에 올라가서 보는데 정말 멋지다. 정말 멋진데.. 내가 늙어서 그런지 겁이 많아져가지구 고소공포증이 있어서..
다들 다리 난간 위에 한팔씩 걸치고 사진 멋있게 찍는데 나혼자만 쫄보가 되어
모자 떨어진다고..! 핸드폰 떨어진다고.... 나 떨어진다고..!!!!!!!
그렇게 멍청이같은 사진만 잔뜩 얻어왔다.
엄마가 한참 비웃음.. 네.. 실컷 놀리세요..
솔직히 남들은 여기서 예쁘다 하면서 사진 열심히 찍던데,
닝구르 테라스는 나는 개인적으로 그냥 그랬다.
하루종일 눈을 너무 많이 맞아서 머리도 엄청 떡지고 (진짜 눈도 못뜰지경으로 눈이 옴)
가만 보니까 남들 일하는 공방인데 그 공방 앞에서 윈도우 쇼핑이라던가, 사진이나 찍어대기도 민망했고..
밤에 불켜지면 예쁘겠다! 이정도였음.
그래서 여기선 사진이 별로 없다.
삿포로로 돌아와서는 털게나 먹으러 갈까 했지만 난다 털게뷔페는 여전히 안땡겼고,
돈은 비싼주제에 카드도 안되고, 여행와서 한국인들이랑 투어 다녔는데 또 저녁까지 중국인 한국인으로 가득 찬 식당에서 밥을 먹고 싶지 않은 기분이었다.
그래서 (일단 돈키호테 한바퀴 돌고나서) 스스키노를 떠돌다 엄마가 골라준 이자카야로 들어감.
야 안주나 몇개 시켜가지고 맥주나 마시자!
상가 앞에서 사진을 못찍어서 구글지도로 캡쳐함 ㅋㅋ
홋카이반야 1층. 카드결제 가능..☆
맨 윗 사진 양쪽 끝 노란색이 돈키호테 비닐봉투..
직원한테 추천메뉴를 받았는데 그중에 하나를 무슨말인지 못알아들었다.
그게 뭐지.. 뭔지 모르겠지만 일단 추천이니까 주세요! 하고 받아먹은 곤이 ㅋㅋㅋㅋ
받자마자 아아 하니까 아시죠??? 함 ㅋㅋㅋㅋ 당연히 압니다.. 사랑하는걸요
근데 곤이를 이렇게 생으로 먹어본건 처음이었다. 유자+간장에 담궈서 주는데 엄청 새콤하고 우유처럼 입에서 녹는다.
그동안 익힌 곤이만 먹어보다 신세계를 발견했고, 엄마랑 둘이 으아 예술이다 으아 하다가 거의 김흥국 됐음.
사진 말고도 시켜먹은 안주가 많았는데, 적당히 배부르게 먹고 나왔는데도 둘이 6천엔이 안나왔다.
완전 로컬 술집이라 동네 퇴근한 아저씨들 몇명 있는 분위기도 정말 마음에 들었고,
다음에 삿포로 또 와서 여기 또 오자! 하고 김흥국 두명이 다짐함.
5.
마지막날 아침. 호텔 바로 앞에 있던 니조시장에 갔다.
아점으로 또 엄청난걸 먹어벌여..! 니조시장 내 돈부리차야. 한국어로 메뉴도 있는걸 보면 한국인들도 꽤 많이 오는듯.
물론 카드도 가능함..☆
당연히 맛은 있었는데 소라가 좀 짰다.
소라 저 두개로 밥한공기 먹을수 있을듯 ㅋㅋ
가격은 착하지 않지만 맛이 착해.
솔직히 밥 다 먹고 바로 삿포로 팩토리나 구경갔다가 공항가야지 했는데 입이 너무 바다가 돼버려서
바로 앞에 있는 커피숍에서 뜨거운거 한잔씩 호로록 마시고 출발.
사진은 여기까지밖에 없다.
왜냐하면.. 우리는 삿포로 팩토리도 재미가 없었고,
공항에 좀 일찍 가서 공항에서 놀지 뭐 했는데 공항버스가 이날 운행을 안해가지고
또 돌고 돌아 삿포로역까지 가서 그곳에서 공항까지 갔는데
공항에서 티켓팅 하고 비행기를 타는 그 순간까지 계속 줄만 서있다가 끝났단 말임..
공항 구경은 커녕 밥도 못먹었다.
앞으로 신치토세 공항에서 비행기 타려면 그냥 아침만 먹고 부리나케 출발해야 한다는걸 배웠음..
제주항공을 타려면 또 공항에서 버스를 타고 어디로 이동을 해야하고 진짜 최악이었다.
싸게 왔으니 감안해야지... 싸게 왔으니 감안해야한다.. 이러면서 비행기 탐 ㅋㅋㅋ
결국 엄마랑 비행기에서 남은 일본 동전 다 털어서 컵라면이랑 맥주 하나씩 사먹었다고 ㅋㅋㅋㅋㅋㅋ
그리고 엄마와 단둘이 떠날 수 있는 여행은 이것이 마지막이 되어버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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